흠… 어디서부터 시작을 해야 할지 모르지만 언젠가부터 클럽가서 춤추는 걸 좋아하는 나 자신을 발견했다. 같이 간 친구들과 마시는 술도 좋고 한강인지 다운타운 한복판인지 구별이 안갈정도로 기나긴 다리들 보는 것도 좋긴하지만 난 그냥 춤추는게 좋아서 가는 것 같다. 나 보다 큰 스피커 앞에서 내 머리 속에있는 생각들을 느끼지 못할 정도로 크게 나오는 음악을 듣고있자면 저절로(?) 몸이 움직이는 와중에 내 머리속에 떠오르는 생각들 두가지가 있다. 회복(recovery)과 살아있다는 느낌.
웃지말자. 내 몸을 휘감는 터지는 비트 속에서 난 나 자신을 재발견하게 되는데 이거 많이 중요한거다. 누구나 아픈 기억은 하나씩 있을만한데 24살인 난 지금 그 아픈 기억을 겪으며 헤어나오려고 하는 단계이기 때문에… 시간이 약이다 사랑은 사랑으로 잊으라고 하지만 말처럼 쉽진않더라. 그냥 지치고 울고있는 가슴이 아무 생각없이 흔들다보면 조금씩 아픔이 사그러지는게 느껴진다. 그냥 감정적인게 아니라 정말 육체적으로도 말이다. 이게 처음에는 너무 신기했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아픈지도 모르고 살았던 내가 참 어렸던거 같다. 어려서 아팠나보다. 청춘이니까 아픈거다. 아픈 날 외면하고 살다보면 나 자신을 외면하게되었는데 술과 음악에 취한 와중에 어느 순간 조금씩 웃고있는 내 왼쪽 가슴을 느끼며 ‘아, 내가 여기에있구나’ 하고 인지하게되더라.
이 모든게 나 혼자 깨달은건 아니고 틱낫한 스님의 책 “Peace is Every Step (한 걸음마다 평화를…)”을 읽고나니 내가 지금까지 느꼈던 감정들에게 정확한 의미를 부여할수있게 된것 같다. 이 책을 읽으며 뭐여 새로운건 없는거 같은데… 라고 느끼긴 했지만 읽고 난후 시간이 지나고 내 삶이 조금씩 정리가 되가는걸 하고나니 나에게 필요했던 총정리 학습지(?)였던것 같다.
제목 ‘한 걸음 마다 평화를’의 뜻은 정말 한 걸음 한 걸음 땔때마다 머릿속에 있는 고민따윈 하지말고 나 자신을 인지하고 지금을 느끼라는 것인데 뭐… 화장실에서 볼일보면서 까지 평화를 느끼기는 좀 그렇고 클럽에서 한 스탭 한 스탭 밟으며 잃었던 평화를 다시 느끼는 것에 충분히 많은 걸 얻는다.
… 어제는 80년대 음악을 쌩라이브로 틀어주는 그랜빌에있는 카바레에 갔었는데 엄마뻘 되는 아줌마들도 많고 노래도 잘 몰라서인지 내 타고난 춤 실력도 찌그러져있었다는 ㅋㅋㅋㅋ
그리고 이건 보너스! 그냥 행복하지 못했던 나에게 이제는 내 걱정 말고 Go Aw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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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사랑에 실패한 뒤에 괴로움 속에서 자기 자신에 대해 깨닫게 되는것같다. 그 괴로움을 벗어나려 나도 혼자 운동에 매진한적이 있었는데, 의외로 날 구제해준건 주위에 친밀도를 떠나 존재하던 주위사람들이었다. 내가 사랑에 실패해서 깨달은 것이 있다면 주위사람들의 소중함이지싶다. 20대가 자아에 대해 가장 혼란스러울 나이인데, 그래서 더욱 열정적으로 사랑하고 아파하며 자기 자신에 대해 깨달아야 되지 않을까? 괴로움속에서 춤이라는 취미를 찾아냈듯, 더 많이 너 자신에 대해 깨닫길 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