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같으면 퇴근해서 집에 가기 바쁘겠지만 오늘 보스톤에서 일어난 사건을 계기로 지난날을 좀 돌아보고 글로 남겨놓으려고.
마라톤 완주라는 큰 목표를 달성 하는 순간 끔찍한 누군가의 악의적인 행동으로 한순간 목숨이나 건강했던 신체를 잃었다면 당사자는 물론이고 주변에서 아픔을 격어야하는 사람들이 앞으로 이겨내야할 날들을 생각하니 내가 다 막막해지더라고… 나도 언젠가 한방에 훅 갈수있다는 생각도 들고..
뉴스를 보고 자연스레 지난 날들이 생각이 나길레 하루하루 돌이켜보며 SFU 벤쿠버 도서관으로 걷는데 또 하나 생각이 나던건 “벌써 1년”. 내가 졸업한지 1년이 되었고 우리 회사에서 시작한지도 1년. 정말 생각지도 못했는데 빨리 가버렸네.
지난 1년, 학교에서 배우지 못했던 걸 배웠고 웃기도 많이 웃고 울기도 좀 울고 정말 미친듯 발악(?) 을 하며 살았는데 요약부터 하면 – 내 생에 가장 행복했던 시간.
날 행복하게 만들어줬던 주인공들은 바로…
회사 사람들 – 대학을 졸업하고나면 어른이 되있을줄 알았는데 전혀 틀렸다는 걸 깨닷게해준 분들. 내가 학생에서 엔지니어로, 소년에서 남자로 성장하는데 많은걸 보고 배우고 깨닫게 해준 장본인들. 정말 내 모든걸 다 줘도 아깝지 않은 고마운 사람들. 하루에 10시간씩 같이 지네다 보니 업무말고도 나 자신의 일부가 되버린 사람들에게서 항상 내가 줄수있는것보다 받는게 많은데… 사랑합니다.
친구들 – 5년간 동거동락헀던 불알같은 동기녀석들을 놔두고 혼자 벤쿠버에 작년 이맘쯤 왔을때는 가슴에 구멍이라도 뚤린듯 했는데 1년이 지나 내 주위를 보니 그래도 좋은 인연을 많이 만들었더라고. 좋을때 힘들때 든든히 지켜준 친구들이 없었으면 아무리 아름다운 벤쿠버라도 시베리아 벌판처럼 쓸쓸했을듯…
나 자신 – 내가 봐도 한심한 점이 한두가지가 아닌데 그래도 사는거 보면 그냥 대견하다는 생각. 언제 철들까 싶지만 50세 전에 철 안드는건 우리집안 내력이고. 꾸벅꾸벅 하루하루 어찌저찌 사는거 보면 내가 좀 킹왕ㅋ짱.
아무튼 많이 컫지만 그래도 인간적으로 아직 완숙되지 않은 날 보며 앞으로 다가올 날들이 마냥 기대가 되는데 이 성장통을 같이 격을 여자친구는 없다는게 함정. 쩝. 허나 생각해보면 여자친구라는 존재가 없어도 지금 충분히 행복한데… 연애 세포가 다 죽었나… 결론은 이글은 망한 글 ㅡㅡ.